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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자이돈희

등록일2019-09-26

조회수11,652

제목

기톨릭신문에서

[올바른 렌즈로 세상보기] ‘노인사목’ 달라져야 합니다

본당, 신앙에서 여가까지 책임지는 ‘노후 거점’으로 자리 잡아야

발행일2019-09-29 [제3163호, 10면]

노인 문제는 모두의 문제다. 오늘의 청년도 언젠가는 노인이 된다. 우리나라는 이미 2017년에 65세 이상 노인 인구 비율이 14.2%를 차지해 ‘고령사회’로 진입했다. 교회의 노령화 속도는 더 빠르다. 2017년 한국교회 65세 이상 신자 비율은 18.4%에 이른다.

향후 한국 사회와 교회의 노령화는 지금까지보다 더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럼에도 노인 부양이나 노인 사목에 쏟는 관심과 노력은 부족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가톨릭신문은 ‘노인의 날’(10월 2일)을 앞두고 학계와 정계 등의 전문가와 함께 노인 문제의 원인과 대책을 논의하는 좌담회를 마련했다.

 


진행: 박지순 취재1팀장
일시: 9월 18일 오후 1시
장소: 가톨릭신문사 서울본사


-박지순 취재1팀장(이하 박 팀장): 2017년 인구주택총조사 결과를 보면 65세 이상 노인 인구 비율이 14%를 넘어 한국은 고령사회로 진입했습니다. 한국의 노인 인구 비율 변화를 어떻게 예측하십니까?

▲이돈희(임마누엘) 대한노인신문사 수석 부사장(이하 이 부사장): 한국은 2025년에는 노인 인구가 20%를 넘는 초고령사회로 들어선 뒤 2065년에는 42.5%, 즉 1만 명 중 4250명이 노인인 초초고령사회로 들어설 것으로 예측합니다.

▲장인홍(도미니코) 서울시의회 의원(이하 장 의원): 서울시도 65세 이상 노인 인구 비율이 14%를 넘어서 고령사회로 진입했습니다. 서울은 상대적으로 전국에서 산업 활동이 활발하고 젊은 사람들이 많은 지역임에도 고령사회로 접어든 것이죠.

▲양종구(요셉) 서울 여의도본당 시니어 아카데미 학장(이하 양 학장): 본당 미사에 참례하시는 분들을 보면 점점 노인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시니어 아카데미에 90세가 넘은 분들도 많습니다. 75세 이하는 시니어 아카데미에 안 나오려고 합니다. 앞으로 노인 인구는 계속 증가할 것입니다. 이대로 가면 심각한 문제가 되겠죠.

▲조해경(스텔라) 연세대학교 외래교수(이하 조 교수): 최근 이러한 변화에 따라 청년들도 노인 인구 비율, 사회 변화에 관심을 갖고 있다는 것을 피부로 느낍니다. 2007년 이전에는 학교에 노인과 관련된 수업을 듣는 수강생이 별로 없었습니다. 그런데 고령화사회를 지나 고령사회로 진입한 최근에는 관련 수업을 듣는 학생이 많아졌지요.


-박 팀장: 한국사회에서 노인들은 아무래도 소외 계층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인생 전체에서 노년의 삶이 갖는 의미는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장 의원: 노년의 삶은 편안하게 쉬고 부양 받는 삶이 아니라 ‘새로운 삶’입니다. 젊은 시절에 일하고 노동하느라 보낸 삶의 시간을 마무리하고 새로운 제2막을 열어가는 시기죠. 하지만 그러려면 건강해야 하고 경제적으로 안정돼 있어야 합니다. 저 또한 자식들에게 짐이 되지 않고 새로운 인생을 준비하겠다는 고민이 큽니다.

▲양 학장: ‘서드 에이지’(Third Age, 40세 이후 약 30년간 중년과 노년 사이 아직 활발히 활동할 수 있는 시기)라는 말이 있습니다. 경제적 안정을 바탕으로 의미 있는 삶을 살아가는 노인들도 많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노인들이 그런 생활을 향유하지 못하는 게 문제예요. 우리나라의 노인빈곤율은 45.7%로 OECD국가 중 가장 높습니다.

▲조 교수: 노년기는 인생에서 중요한 시기입니다. 성숙하게 삶을 마무리하고 나를 내어주는 시기죠. 신앙적으로는 영적 완성에 가장 가까운 시기이자 하느님과 제일 맞닿아 있는 은총의 시기죠. 일찍이 여러 교황님들도 노인 공경에 대해 말씀을 많이 하셨습니다. 노인 스스로도 노화를 부끄럽게 여기거나 힘겨운 시기라고 생각하지 않아야 합니다.

▲이 부사장: 노년의 삶은 인생의 ‘마지막 무대’입니다. 인생의 마지막 결실을 맺는 단계이자 인간 숙성의 단계죠. 그래서 노인의 날이 있는 것입니다. 사람은 누구나 시간이 흐르면 노인이 됩니다. 지금의 아들, 딸, 며느리가 바로 훗날의 노인입니다.


-박 팀장: 노인 인구 증가에 따른 가장 심각한 문제가 ‘노인 부양’에 대한 것입니다. 과거와 달리 이제는 노인이든 젊은 층이든 자식이 부모를 모신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드뭅니다. 한국사회가 지금처럼 변화한 원인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양 학장: 가장 큰 이유는 생활 구조의 변화 때문입니다. 과거와 달리 현대사회에서는 많은 젊은이들이 도시로 진출해 경제활동을 합니다. 또 가족 형태가 핵가족으로 변하면서 부모와 함께 사는 게 어려운 시기가 됐죠. 생활 구조 자체가 변한 것입니다.

▲조 교수: 한국사회가 지금처럼 변화한 것은 산업화의 결과입니다. 또 여성의 사회활동이 늘어난 것도 하나의 이유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며느리가 주로 시부모님을 봉양했죠. 그런데 많은 여성들이 사회생활을 하면서 그것이 어려워졌습니다. 이제는 부모를 부양하는 것이 사회적 책임으로 넘어가게 됐죠.

▲장 의원: 두 분께서 말씀해주신 대로 사회구조가 변하면서 노인들이 스스로 살아가야 하는 사회로 바뀌었습니다. 이제는 노인 부양 문제가 사회적 책임, 국가 책임으로 넘어가는 시기입니다. 아직 가야 할 길이 멀긴 합니다만, 큰 틀에서 볼 때 노인 부양에 대한 사회와 국가 책임이 강화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죠.

▲이 부사장: 효친경로사상이 실종되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하느님께서는 다른 동물과 달리 우리에게 육체와 영혼 그리고 양심을 주셨습니다. 우리가 하느님을 공경하는 것처럼 부모에게 효도하고 이웃을 사랑하고 모든 것에 감사해야 하는 이유지요. 제3천년기에도 시대에 맞는 효도, 효친경로사상을 실천해야 합니다.


-박 팀장: 대부분의 사람들이 노후를 걱정하고 있습니다. 더 이상 노인 부양을 개인의 문제로 접근해서는 해결책이 나올 수 없습니다. 정부나 지자체에서 맡아야 하는 책임은 무엇이고 어떤 정책이 시행돼야 할까요?

▲양 학장: 국가 차원에서 출산 장려 정책을 적극적으로 펼치면 어떨까 합니다. OECD국가 중 출산 장려 정책을 성공시키지 못하는 나라가 바로 우리나라입니다. 현재 출산율이 1% 미만이거든요. 또 가족이 점점 분리될수록 가족이 갖는 이로운 점을 비롯해 전통 효(孝) 사상 등을 교육하는 제도도 필요하지 않을까요. 매주 미사에서 93세 할머니 옆에 늘 아들이 함께 있는 모습을 보는데, 참 대단한 효심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원래 부모 자식 간에는 이런 끈끈한 정이 있거든요.

▲장 의원: 각 자치단체들이 노인 부양에 대해 사회적 책임감을 무겁게 느끼고 있습니다. 하지만 서울은 땅값이 비싸서 공공 요양 시설이 많지 않습니다. 대신 자치단체 간 교류를 통해 요양 시설을 늘릴 수 있는 가능성은 열려 있습니다. 아직 사례는 많지 않습니다.
대신 최근에는 노인의 범위가 넓어지면서 노인이 노인을 돌보는 ‘노노케어’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활동력이 있는 노인이 독거노인을 찾아가 말벗이 돼 주는 거죠. 노인 일자리 창출과 관련해 금전적 대가는 크지 않지만 가정에서 홀로 지내는 분들에게는 큰 위로가 되고 있습니다.

▲조 교수: 장 의원님 말씀대로 노인도 연소노인(영올드), 중간노인(미들올드), 고령노인(올드올드)으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나이대별로 건강 상태 등이 많이 다르죠. 이러한 노인들을 위한 복지가 확충되고 급속도로 확대되고 있긴 하지만 노인 인구 비율이 늘어나는 속도가 더 빨라 정책적으로 버거운 것이 현실입니다. 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어느 한 부분이 아니라 사회를 전체적으로 보고 대책을 마련해야 합니다. 특히 앞서 양 학장님 말씀대로 노인과 관련된 정책은 저출산 문제와 함께 통합적으로 바라보고 대안을 제시해야 합니다.

▲이 부사장: 정부나 지자체가 맡아야 할 책임 중 하나는 ‘노인 마을’을 건설하는 것입니다. 노인 마을에는 노인을 위한 병원, 성당, 교회, 사찰, 농장, 운동기구, 산책로, 노인대학 등 각종 시설이 필요합니다. 혼자 힘으로 일상생활이 힘든 노인들을 위해서는 전문 간호사와 봉사자들도 있어야 합니다. 무엇보다 노인들에게 살아가는 보람을 안겨 주고 신바람 나는 일을 만들어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건립비용이 많이 들기는 하겠지만 결코 사회, 국가적으로 조달하기 힘든 액수는 아닐 것입니다.

 

9월 18일 가톨릭신문 서울본사 10층에서 패널들이 노인 사목과 부양 문제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있다. 장인홍 서울시의회 의원, 대한노인신문사 이돈희 수석 부사장, 조해경 연세대학교 외래교수, 양종구 서울 여의도본당 시니어 아카데미 학장, 본지 박지순 취재1팀장.(왼쪽부터)

-박 팀장: 한국교회 고령화 문제도 심각합니다. 주교회의 발표 자료를 보면 신자 고령화가 인구 고령화보다 더 빠르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한국교회가 노인 부양을 위해 어떤 역할을 해야 한다고 보십니까?

▲장 의원: 서울 구로3동본당에서는 본당 안에 경로당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구로구로부터 난방비 등을 지원 받고 있습니다. 90살 저희 장모님도 이곳을 이용하시는데 아주 좋아하십니다. 노인대학 프로그램에도 참여하시고 기도도 하시고 식사까지 하시고 집에 오십니다. 장모님의 건강 유지 비결이 성당이라고도 할 수 있죠. 신앙적인 문제와 현실적인 문제가 잘 결합돼야 하는 어려움도 있겠지만 본당마다 이런 것들이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이 부사장: 각 교구 차원에서 노인 요양원을 만들어 주면 어떨까 합니다. 본당 안에 노인 관련 시설들이 주임 신부님에 따라 생겼다가 없어졌다가 합니다. 사목자들의 성향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지요. 지금 젊다고 언제나 젊을 수는 없습니다. 사목자들에게 노인 사목의 중요성과 필요성에 대해 교육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봅니다.

▲양 학장: 서울대교구는 본당에서 데이케어센터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낮 시간에 노부모 부양에 대한 부담을 덜어주면서 가족들이 노부모와 함께 살아가기를 권장하는 것이죠. 이 부사장님 말씀대로 사목자들이 본당 차원에서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을 찾기 위해 노력하려는 마음가짐이 필요합니다. 또 교구 내 약 130개 본당에서 시니어 아카데미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교구 차원에서 노인들에게 노년기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심어주고 스스로 살아가기를 돕고 있죠. 모든 본당에서 시니어 아카데미를 운영하면 어떨까요.

▲조 교수: 서울대교구에는 노인사목의 방향을 제시하기 위한 별도 연구위원들이 있습니다. 그동안 노인사목 관련 봉사자와 시니어 아카데미 교사들을 위한 교육에 10년 이상 힘을 쏟았습니다. 그 결과 좋은 결실들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우선 교사들의 노인에 대한 인식이 향상되고 있어요. 또 봉사자들의 연령이 점점 낮아지고 있지요. 연령이 낮아진다는 것은 젊은 연령층이 노인 문제에 관심을 갖는다는 의미입니다. 최근에는 어르신들과 함께 어우러진 신앙 공동체가 되기 위한 다양한 논의를 하고 있습니다.


-박 팀장: 외국으로 눈을 돌려 보면 복지국가라 불리는 스웨덴 스톡홀름에는 ‘코 하우징’(Co Housing) 노인 공동체가 있다고 합니다. 노인들이 각자의 집에 살면서 식사와 취미생활 등은 공동으로 하는 마을을 만들어 사는 형태입니다. 한국사회나 한국교회 실정에 맞는 새로운 형태의 노인 공동체를 만드는 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이 부사장: 요양원에 가지 않고 노후를 잘 마무리할 수 있는 좋은 방안이네요. 노인들이 요양원에 가면 ‘이곳이 내 인생의 마지막’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일단 요양원에 가면 다시 집으로 돌아와 인생을 마무리하기 힘들죠. 우리 교회가 이러한 노인 문제에 대해 먼저 관심 갖고 대안을 마련해 줬으면 좋겠습니다.

▲장 의원: 서울과 같은 대도시에서는 이런 공동체 형태가 구현되기 쉽지 않습니다. 보통 서울시 동 단위 인구가 3만 명 안팎입니다. 따라서 사각지대가 없도록 경로당을 좀 더 촘촘히 만드는 것이 현실적인 목표라고 봅니다. 모든 지역 어르신들이 걸어서 5분 안에 경로당에 가실 수 있도록 말이죠. 최근에는 경로당의 민주적 운영도 큰 화두입니다. 경로당 내에서 서열을 따지고 회장 자리를 두고 작은 권력 갈등이 생기는 또 다른 문제가 발생하기도 합니다.

▲양 학장: 앞서 말씀드린 데이케어센터가 본당 내에서 좀 더 활발하게 운영됐으면 좋겠습니다. 사회에서는 주로 이런 공동체를 영리 사업으로 추진하기 때문에 경제적인 여유가 있는 사람들만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죠.

▲조 교수: 현실적으로 앞서 말씀해 주신 경로당과 본당 내 데이케어센터 운영이 우리가 지금 할 수 있는 일이 아닌가 싶습니다. 본당 내 데이케어센터가 많아지면 본당이 노인들이 노후를 잘 보낼 수 있는 거점이 될 수 있겠지요. 외국의 떼제 공동체, 포콜라레 공동체가 수십 년 유지 되는 것은 공동체를 이루는 기본이 신앙이기 때문입니다. 신앙과 생산, 학습과 여가가 동시에 이뤄지는 노인들을 위한 공동체가 있으면 어떨까요. 현실적인 어려움도 있겠지만 각 교구와 본당이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신경써야 할 부분입니다.
 

 

정리 성슬기 기자 chiara@catimes.kr
사진 박민규 기자 pmink@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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